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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Heolleung-ro 571-gil, Gangnam-gu, Seoul, 06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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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종이책의 냄새를 사랑한다. 또 누군가는 카페 구석에서 책 표지를 살짝 보이게 두고 사진을 찍는다.
최근 SNS에서 이런 독서 문화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새로운 자기표현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단어가 바로 ‘텍스트힙’이다.
먼저 텍스트힙 뜻을 알아보고 그 현상이 왜 이렇게 커졌는지, 그리고 우리가 활자를 대하는 요즘의 태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등을 살펴보자.
먼저 이 신조어의 뜻을 알아보자.
문자(text)와 힙(hip)의 합성어로, 활자 기반 콘텐츠를 소비하거나 인증하는 것이 멋지고 세련된 행위로 여겨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SNS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새로운 문화적 태도로 자리잡았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MZ세대는 책을 통해 정체성을 드러내며, 독서가 단순한 학습 행위를 넘어서 ‘힙’한 문화적 레퍼토리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한다.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http://www.kpipa.or.kr)
즉, 책을 읽고 있다는 이미지 자체가 또 다른 트렌드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 지금, 활자가 이렇게 멋지게 느껴지는 것일까?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하루에도 수백, 수천 개의 영상이 쏟아진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24년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30대 응답자의 63.2%가 “짧은 영상에 피로를 느낀다”고 답했다.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https://www.kocca.kr)
지속적인 숏폼 피로가 쌓인 사람들은 오히려 느리고 집중이 필요한 독서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단순히 정보를 얻기보다는 활자에서 위로를 찾고, 느리게 몰입하는 경험을 특별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더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독서 그 자체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문화의 핵심은 바로 ‘보여주기’이다.
하루를 마치며 맥주잔 옆에 책을 놓고 사진을 찍는다.
북카페에서 책 한 권을 펼쳐두고 인증샷을 올린다.
이런 행위는 모두 ‘나는 이런 책을 읽는 사람이다’라는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는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최근 기사에서 “책을 읽는 모습은 지적 이미지 구축의 수단이 되었다”고 지적한다.
독서는 이제 나를 증명하는 하나의 행위이자, 개성을 드러내는 취향의 일부가 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텍스트힙 문화는 단순히 활자를 사랑하는 것을 넘어, 문화적 브랜딩과도 연결이 된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이 문화를 주도할까?
주로 20~30대의 MZ세대이다.
이들은 책을 읽는 이유를 두 가지로 꼽는다.
첫째, 내적 성장과 회복이다.
실제로 미국심리학협회(APA)는 “독서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준다”고 보고한다.
둘째, 사회적 이미지 구축이다.
나를 더 지적이고 세련되게 보이도록 하는 수단으로 책을 소비한다.
이 두 가지 동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새로운 문화를 이끌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북스타그램 해시태그를 검색해보면 수백만 건의 게시물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 현상은 온라인에서만 머무르지 않는다.
도서전, 북페어, 독립서점 굿즈 등 오프라인에서도 활발하고 빠르게 확산 중이다.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는 관람객이 15만 명 넘게 몰렸으며, 이 중 73%가 20~30대였다.
(출처: 유스데일리, https://www.youthdaily.co.kr/news/article.html?no=163857)
이는 책이 이제 ‘이벤트’와 ‘소장 문화’로써 확장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독서라는 행위가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소비로 진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진짜 독서보다는 보여주기식 허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어떤 이유로든 책이 다시 주목받는 것 자체가 긍정적이라는 시선도 있다.
출판사와 서점이 살아나고, 독서 문화를 접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독서 인증 문화가 전체 독서율 증가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출처: 한국문화관광연구원, https://www.kcti.re.kr)
이 현상을 단순하게만 평가할 수 없는 복합적인 양면을 가지고 있다.
혹시 당신도 이 새로운 독서 문화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아래와 같이 시도해보자.
하루 30분 독서 루틴 만들기
디지털 기기를 멀리하고 오롯이 활자에 집중해본다.
SNS에 내 책 공간 공유하기
책장을 정리하거나 북카페를 찾아 인증샷을 남겨보자.
마음에 드는 문장을 필사하기
단순히 사진이 아니라 텍스트와 함께 공감대를 나누는 것에서 완성된다.
취향에 맞는 굿즈 활용하기
북마크, 책 커버, 필사 노트를 활용하면 독서 시간이 더 특별해진다.
중요한 건 책을 읽는 나의 모습이 어떻게 보이느냐보다 진짜 활자를 즐기는 마음이다.
텍스트힙은 더 이상 단순히 책을 좋아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이제 활자는 디지털 시대의 피로를 잠시나마 잊게 해주고, 나를 증명하는 하나의 언어가 되었다.
어쩌면 이 현상은 독서 문화의 회복일 수도 있고, 보여주기식 유행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책 그 자체가 멋진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이다.